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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 Pulag: The Third Highest Philippines Peak (필리핀에서 3번째로 높은 산 등반하기) 본문

여행/Philippines-Luzon(Baguio,Manila)

Mount Pulag: The Third Highest Philippines Peak (필리핀에서 3번째로 높은 산 등반하기)

개발 여행 2020. 10. 1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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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922m, 필리핀에서 3번째로 높은 산 Mt. Pulag 등반기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아마 2018년 5~6월쯤이었던 것 같다.

바기오에 간지 몇 주째 되던 날, 동료들이 같이 산에 가자고 제안을 해줘서 기쁜 마음으로 산행을 가게 되었다.

당시엔 아무 생각이 없어서 준비도 없이 갔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무모했다^^;


한라산이 1947m 정도이니까 한라산보다 1000m 정도 높은 산이었는데, 별생각 없이 거의 내 몸만 챙겨갔다...

한 번도 3000m 가까이 되는 산을 올라본 적도 없었는데 준비는 부족했지만 무모함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왔다.

 

 

 

새벽 4시쯤 어둑어둑할 때 바기오에서 지프니를 타고 출발했다. 바기오에서 베이스캠프까지 5~6시간은 이동한 것 같다.

원래도 먼 거리였는데 거기에 지프니를 타고 갔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놀랍다^^;

 

새벽 4시에 모여야했기에 전날 잠에 들면 일어나지 못할까 봐 밤을 새우고 갔다. 

(당일엔 일을 하고, 밤을 새우고 새벽에 출발해서 다시 야간에 산행을 하는 스케줄이었는데 어떻게 버텼는지 정말 신기하다.)

 

 

그렇게 바기오를 벗어나고 5~6시쯤 되니 세상이 밝아졌다. 졸다가 일어나 보니 산과 구름 속을 달리고 있었다.

 

중간에 잠깐 멈춰서 열려있는 식당 같은 곳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각자 원하는 반찬을 골라서 아침을 간단하게 먹었다. 

 

 

필리핀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길 중간중간에 휴게소 겸 이런 식당이 있고, 반찬(main dish일수도??)을 선택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어딘가 여행을 가면 항상 이런 식으로 식사를 했었는데 지금은 좀 그립다. 

 

 

보통 Lumpia나 Adobo, Pansit, Barbeque, Kangkong 등으로 반찬들이 구성되어 있고. 반찬 1개당 30~100페소였던 것 같다. 

 

 

 

 

바기오도 원래 고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계속 산을 오르며 이동해서 그런지 식당에서 보이는 뷰도 정말 좋았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했다. (등반을 리드하는 분이 있었는데 말씀이 정말 많으셔서 한참 기다리다가 결국 중간에 재촉하여 겨우 출발했다^^;)

 

 

 

 

열심히 가다가 중간에 KIWENG이라는 스팟에 잠깐 들러서 구경을 하고 갔다.

 

 

한쪽에는 호수와 댐같은 것이 있었고, 한쪽에는 산 절경을 볼 수 있었는데, 날씨도 좋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렇게 투박한 지프니를 타고 또 몇 시간을 달렸다!

 

중간에 멈춰서 교육같은 것을 들었다. 

 

 

중간에 전기도 나가고 여러 해프닝이 있어서 사실 교육 내용이 잘 들어오진 않았는데 자료화면으로 보여준 자연경관이 너무 멋있어서 기대가 높아졌다.

 

 

그렇게 교육을 듣고 다시 지프니 타고 달려오니 드디어 Mt.Pluag National Park에 도착했다. 

 

 

이쪽에도 작은 식당이 있어서 점심식사를 하고 텐트 대여하는 곳에 가서 텐트를 대여했다.

텐드를 대여한 이유는 베이스캠프에서 잠시 동안 머물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 번도 지프니 지붕에 타본 적은 없었는데 처음으로 지프니 지붕에 올라탔다.

 

 

그렇게 지프니 지붕에 올라타서 10분 정도 올라가니 우리가 머물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이 곳에도 조그마한 마을이 하나 있었다. 이곳에 오니 여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몇 명 보였다.

 

 

마침내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이곳이 우리가 잠시 동안 쉬어갈 텐트를 설치할 공간이다.

 

 

오후 11시~오전 12시쯤에 산행을 시작해야 하지만 그전까지 잠도 좀 자고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에 열심히 텐트를 설치했다. 정말 야생 100%였기 때문에 씻을 곳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하루쯤이야 뭐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나타나셨는지는 모르지만 텐트치는 것들 도와주셔서 어려움 없이 텐트를 완성했다.

(다음날 텐트 접는 것 까지 도와주셨는데 정말 감사했다.)

위의 동영상은 베이스캠프에서 마주본 풍경이다. 텐트에서 나오면 저런 뷰가 눈앞에 펼쳐진다.

 

 

베이스캠프에서 양옆으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내가 절벽에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절벽이 맞았던 것 같다.)

 

 

바기오에서부터 타고 온 우리의 지프니! 아름답지만 승차감과 매연은 나의 몫

 

 

베이스캠프 뒤쪽인데 이 곳은 저녁쯤 되니 엄청난 텐트로 꽉 차게 되었다.

 

 

구름이 좀 있었지만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날씨도 정말 좋고 더울 정도로 따스했다.

 

 

우리가 있었던 곳이 베이스캠프 중에서 명당인 것 같다.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이 찾아와 잠깐 간식도 먹고 마을 구경도 했다. 내려갔다 올라오는 시간이 꽤 걸렸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쉬지 않고 잘 돌아다녔다.

 

 

마을 중간 중간에 꽃도 피고 볼 수 없던 자연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지상낙원인 줄 알았다.

 

 

그렇게 4-5시쯤 산책 겸 등산을 하고 돌아왔는데, 갑자기 날씨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안개로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빗방울이 떨어졌다. 온도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오랜만에 엄청난 추위를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추위는 산 정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몰랐다..!

 

 

맑은 하늘의 아름다운 별들을 보며 야간산행 하는 것을 꿈꿨는데, 계속 날씨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비보를 들었다.ㅠㅠ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7시쯤 라면을 먹으며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야간 산행 시작까지 4시간 정도 남았기 때문에 다들 잠을 청하러 텐트에 갔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텐트에는 물이 새기 시작했고 빗소리도 엄청났기 때문에 결국 한숨도 못 잤다.

 

 

그렇게 덜덜 떨면서 시간이 흘러 오전 12시가 되기 전 다들 간단하게 짐을 챙겨 그룹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비는 그쳤다. 하지만 땅이 흠뻑 젖어 진흙 위를 계속 걸어야했다. 미끄러워서 혼났다.

 

 

그때의 나는 렌턴도 없이 카메라 손전등에 의지하며 걸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헤드렌턴 하나없이 진흙밭을 올라갔다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산행, 새벽에 산을 올라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고독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그저 내 발 밑의 땅에만 의존한 채 얼마나 남은지도 모르는 길을 계속해서 걸어야 했다.

 

야간산행에 안 좋은 날씨까지 겹쳐 등산을 하기에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가장 기대했던 맑은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없었던 게 가장 아쉽다. 눈 앞에서 쏟아지는 별들을 담아오고 싶었는데 별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5시간 정도 지났을까?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 체력이 좋은 편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정상까지 올라갔는지 신기하다. 

 

물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구름 때문에 해돋이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그룹과 함께 해돋이를 보고 내려오고 싶었다. 사실 혼자 갔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 같다. 

함께 올라갔기에 누구 한 명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도달한 것 같다.

 

그렇게 정상에 도달했을 때, 세상은 아직 어둑했다. 해돋이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심각하게 추웠던 기억밖에는 없다. 

더 이상 입을 수 있는 옷도 없었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바람이라도 막자는 생각으로 우산 뒤에 숨어있었다.

(그 당시 히트텍과 얇은 바지 그리고 후드티와 후리스 바람막이 자켓을 입고 있었던 것 같다. 패딩은 필수다. 나중에 또 가게 된다면 정말 잘 챙겨가야지ㅠㅠ)

그렇게 극한의 추위와 싸우고 이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너무 추워서 계속 중단하고 싶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추위와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동영상이 엉망이 되었다 ^^; 

 

 

 

야속하게도 해는 이렇게 우리를 반겨줬다. 다음엔 꼭 좋은 날씨에 올 수 있길 바란다.

 

 

얼마쯤 지났는지는 모르지만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의 시선 아래 있었고, 구름마저도 내 아래 있었다. 마치 다른 세계에 와있는 것처럼 황홀했다. 끝없는 자연과 마주한 시간은 경의로웠다.

 

 

경이로운 순간과 자연 안에 있었던 나는 동시에 극한의 추위를 느껴 패딩이 너무 그리웠다. 생수병의 물이 금방 얼어버리는 온도였다. 그래서 결국 동영상과 사진 촬영은 최대한 빨리 끝내고 눈으로 담는 것에 집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름이 걷히고 시야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쪽을 바라보고 서있든 전부 다 아름다웠다. 마치 예전 윈도우 바탕화면에 내가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달까?

 

 

아래 사진은 Mt.Pulag의 정산 표지판인데 잘 알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정상에서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고 다들 하산 준비를 시작했다.

하산을 준비할 때쯤 올라오는 사람들도 보였다. 

 

 

밤낮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라고 생각됐다. 

그동안 필리핀을 돌아다니며 한국사람, 일본 사람, 유럽 사람 등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이곳에는 필리핀 현지 사람들만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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